‘애니팡’으로 전국이 떠들썩하다. 출퇴근 시간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스마트폰을 붙들고 동물 세 개를 맞추려 눈에 불을 켠 게이머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게임 관련 기사에서도 ‘애니팡’ 얘기는 이제 단골 레퍼터리가 됐다. 이만하면 ‘국민게임’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애니팡’은 선데이토즈가 개발한 모바일게임이다. 동물 캐릭터 모양 블록을 3개 이상 연결하면 블록이 지워지는 퍼즐게임이다. ‘애니팡’이 지금과 같은 인기를 끈 이유에 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겠지만, 우선 게임 조작법이 쉽다는 점과 전세계 6천만명 이상 스마트폰 사용자가 이용하는 ‘카카오톡’에 연동돼 친구들과 점수 순위를 가를 수 있다는 점 덕분에 인기를 끈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재미있는 현상은 ‘애니팡’ 그 자체뿐만이 아니다. 다른 게임업체의 모바일게임 개발 방향도 ‘애니팡’에 적잖은 영향을 받았다는 점이다. ‘애니팡’이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 위에서 종전의 히트를 기록하자 너도나도 카카오 플랫폼에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 소위 뜬다 하는 플랫폼에 모바일게임을 출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겠으나, 그 게임이 ‘애니팡’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한 종류의 게임이라면 어떨까. ‘애니팡’ 이후 ‘애니팡’과 똑같은 게임이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 위로 쏟아지고 있다. 마치 새로운 게임 장르인 양 ‘퍙류’ 게임이라는 말도 쓰이고 있다.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에 떨어진 ‘애니팡 워너비’ 현상 덕분이다.

‘애니팡’, ‘캔디팡’, ‘보석팡’…’팡’ 게임 봇물

선데이토즈가 개발한 ‘애니팡’은 지난 7월30일, 처음으로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의 문을 두드렸다. 출시 이후 불과 두 달여 만에 1700만명이 ‘애니팡’을 설치했고, 하루에 ‘애니팡’을 즐기는 게이머 수만 해도 1천만명이란다. 주변에서 애니팡 얘기를 끊임없이 들을 수 있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애니팡’이 인기몰이에 성공하자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의 문을 두드리는 업체가 많아졌다. 선데이토즈나 파티스튜디오와 같은 모바일게임 업체부터 넥슨이나 위메이드 등 온라인게임 개발 사업을 병행하고 있는 대형 게임 개발업체까지 다양하다. 헌데, 눈에 밟히는 지점이 있다. ‘애니팡’ 이후 유독 ‘애니팡’과 비슷한 게임성을 가진 게임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위메이드가 ‘애니팡’에 발빠르게 따라붙었다. 위메이드는 지난 9월25일, 카카오 게임하기에 ‘캔디팡’을 출시했다. ‘캔디팡’도 똑같은 블록 3개를 모아 터트리는 퍼즐게임이다. 게이머가 게임 한 판을 하는 데 딱 1분의 시간이 주어진다는 점이나, 게이머가 기록한 점수가 카카오톡 친구들 사이에서 순위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는 점 등 닮은 구석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애니팡’이 따로 떨어진 블록을 움직여 3개로 만들어야 하는 반면, ‘캔디팡’은 이미 3개 이상 엮여 있는 블록을 터치하기만 하면 된다는 점 정도가 차이랄까. 물론, ‘애니팡’의 동물 캐릭터가 ‘캔디팡’에선 사탕으로 변했다는 점도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다.

‘캔디팡’도 ‘애니팡’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캔디팡’ 개발업체 위메이드는 ‘캔디팡’ 출시 7일 만에 하루 매출 2억원을 돌파했고, 출시 열흘 만인 10월5일에는 누적 내려받기 횟수 800만건을 돌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루에 100만명에 가까운 카카오톡 사용자가 내려받는 꼴이다.

넥슨도 숟가락을 얹었다. 넥슨도 지난 10월4일, ‘퍼즐주주’를 내놨다. ‘퍼즐주주’도 똑같은 모양의 블록 3개를 연달아 배치해 블록을 지우는 퍼즐 게임이다. ’애니팡’, ‘캔디팡’, ‘퍼즐주주’뿐만이 아니다.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 속에는 이 외에도 ‘보석팡’이나 ‘스페이스 팡팡’ 등 유독 비슷한 형태의 퍼즐 게임이 많이 눈에 띈다.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에 입점한 ‘애니팡’과 ‘캔디팡’, ‘퍼즐 주주’ (위부터)

아이디어 고갈 탓인가, 플랫폼 초기 특징인가

‘애니팡’은 블록 한 칸을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방식이고, ‘캔디팡’이나 ‘보석팡’은 3개 이상 연결된 블록을 찾아 터치하는 게임이다. ‘퍼즐주주’는 우주선으로 블록 칸을 옮겨 블록을 지우는 게임이고, ‘스페이스 팡팡’은 연달아 배치된 퍼즐을 따라 손가락을 드래그하는 식으로 퍼즐을 지운다. 카카오톡이라는 듬직한 메시지 서비스를 플랫폼으로 이용한다는 특징 때문인지, 카카오톡 친구와 순위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은 모든 게임이 똑같이 갖춘 기능이다.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 저마다 조금씩 다르다고 해서 서로 독창적인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각자의 특징을 내세운 게임이라고 주장하기 민망한 수준이다. 현재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 속에 입점한 모바일게임 총 개수는 20여종이다. 이 중 5종의 게임이 게이머에게 비슷한 게임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블록을 이용한 퍼즐게임은 게임 특성상 차별화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다 해도 ’애니팡’식 퍼즐 게임이 카카오 게임하기 속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는 “원래 있던 형식의 게임이 ‘애니팡’의 인기와 카카오톡의 대중성과 만나 ‘팡류’ 게임이 대중에 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모바일게임업체, 특히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에 게임을 출시하는 게임업체가 ‘애니팡 워너비’ 트렌드를 줄줄이 뒤따르고 있다는 얘기다. 짧은 시간 차이를 두고 비슷한 게임이 출시되고 있다는 점은 게임 플랫폼 사업을 벌이는 카카오 쪽에서도 좋을 것이 없다. 입점한 전체적인 게임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애니팡’의 인기가 이어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있을까. 카카오 처지에서는 독창적인 모바일게임을 카카오 게임하기 속으로 유치하는 일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인다.

반면, 비슷한 게임 출시가 봇물 터지듯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현상을 읽어내는 시각도 있다. 초반 불을 당긴 게임을 따라 비슷한 게임이 다른 게임업체를 통해 출시되는 것은 플랫폼을 성숙하도록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다.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금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은 90년대 후반, ‘넷마블’이나 ‘한게임’ 등 게임 포털이 나타날 때 ‘고스톱’ 게임이 흥행했던 것과 비슷해 보인다”라며 옛 사례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비슷한 게임이 난무하고는 있지만, 이 같은 게임들 덕분에 플랫폼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견해다.

이 관계자는 이어서 “당시 게임 종합 포털이 시장에 처음 나타나면서 어느 한 곳에서 ‘고스톱’을 소재로 한 게임을 성공시키자 여러 게임 포털에서 비슷한 방식의 ‘고스톱’ 게임을 선보였다”라며 “‘고스톱’ 게임 열풍은 이후 국내에서 게임 포털 사이트가 지지기반을 얻는 데 도움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 속에서 ‘애니팡 워너비’ 게임이 유독 강세를 보이는 것은 과거 게임 포털 사이트에서 저마다 ‘고스톱’ 게임을 내놨던 것과 비슷한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은 시장에 나타난 지 오래 지나지 않았다. ’애니팡 워너비’ 게임이 사업 초기인 카카오 게임하기에 지지기반을 만들어 줄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출처: http://www.bloter.net/archives/129500